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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초에 집에 새끼 고양이 한 마리를 분양받았다.   비염도 있고 해서 동물을 좋아하지 않는 나는 고양이 분양받는 것을 반대했지만 아이들이 워낙 좋아하다 보니 내가 좀 희생하기로 했었다.

 

사람도 아이 때 활동량이 엄청 많은 것처럼 새끼 고양이도 활동량이 엄청난 것 같다.   가만히 있질 못하고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여기저기 올라갈 수 있는 곳은 다 올라 다닌다.  하긴 고양이의 태생이 들판을 뛰어다니는 동물인데 집안에만 갇혀있으려니 얼마나 답답할 텐가.

 

 

 

3개월이 지난 요즘은 덩치도 좀 커지고 힘도 세졌지만 예전만큼 심하게 뛰어다니지는 않는 것 같다.  가끔 마당에서 뛰어놀게는 해주지만 대부분 집안에 갇혀있다 보니 갇힌 생활에 약간씩 적응을 해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집안에 갇혀 살며 점점 본능을 잊어가는 고양이 녀석을 보면서 안쓰럽기도 하면서 처음 만났을 때와는 달리 조금씩 정이 들어가는 것 같다.

가끔 밥도 챙겨주고 똥도 치워주고 매일 조금씩이라도 놀아주기도 하게 된다.   참 내가 이렇게 변할 줄이야 ㅎ

 

아무튼 집안에서 고양이와 놀아주다 보면 장난감이 한정되어있다.  끈 달린 막대를 흔들어주면 이 녀석은 막대는 보지 않고 끈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다가 끈을 향해 달려들어 손으로 잡거나 이빨로 물려고 한다.   그렇다고 진짜로 물어뜯는 건 아니고 무는 놀이를 한다. 

 

고양이는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것에 관심이 매우 크다.  그래서 고양이와 놀아주려면 손이 매우 바빠져야 한다.  가만히 있으면 놀아달라고 옆에 와서 재촉한다.  은근히 귀찮을 때가 많다.

 

뭔가 저절로 움직이면서 고양이 관심을 끌어줄 만한 것이 없을까 생각하던 중에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괜찮은 듯한 물건을 발견했다.   태엽을 감았다고 놓으면 태엽이 풀리면서 저절로 돌아다니는 장난감인 것으로 보이는데 고양이 녀석이 관심을 가질만한 물건처럼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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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2천 원 정도 하고 무료배송이다 보니 부담 1도 없이 주문하게 되었다.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오늘 아침 우편함을 보니 조그만 종이 봉투가 들어있었다.  어제 배달기사님 두고 가셨나보다.

 

주문을 9/23일에 했는데 통관하고 물건 받은 날이 10/15일이니 약 3주 정도 걸린 것 같다.   급한 거 아니니 이 정도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알리에서 구매하고 한번 작동하자마자 고장난 고양이 장난감

 

그런데 받고 보니 문제가 있었다.

실이 묶여있는 고리를 잡아당기면 태엽에 의해서 실이 풀렸다가 다시 감겨야 하는데 실이 풀린 채로 꼼짝을 하지 않는다.

아니 이게 뭐람!!!  아무리 중국제라지만 한번 당기고 고장이 나버리면,... 이게 열쇠고리도 아니고 어떡하라고 ㅠ.ㅠ

 

고양이에게 그냥 던져줄까 하다가 그래도 한번 정도 장난감이 움직이는 걸 보여줘야 할 것 같아서 어떻게든 고쳐볼 맘으로 껍데기를 뜯기 시작했다.

 

 

 

엉덩이 쪽 봉제선을 칼로 살짝 뜯어보니 검고 딱딱한 물체가 보인다.

 

 

고양이 엉덩이에서 나온 물건은 다름 아닌 태엽이 내장된 플라스틱 장치이다.

실은 아직도 풀려서 감길 생각이 없다.

 

drive.google.com/file/d/1vlFgoGdBtRn5M0_AWmD5mS8Yjxw7kvor/view

 

수정전_720p.mp4

 

drive.google.com

검은색 플라스틱 박스를 열어보니 위 동영상처럼 생긴 태엽 뭉치가 나오는데 이것을 손으로 감으려고 해도 무게추만 열심히 돌아갈 뿐 실은 감아지지 않는다.

 

 

 

 

자세히 살펴보니 왼쪽 그림과 같이 태엽과 연결된 풀리에 홈 모양으로 찢어진 곳이 보인다.    오른쪽 그림과 같이 이곳이 실을 끼워서 실이 움직이지 않게 해야 하는데 생산 현장에서 작업자가 대충 작업하다 빠졌나 보다.

실이 홈에서 빠져서 헛돌고 있으니 감길 턱이 있나 ㅉㅉㅉ

 

이제 원인을 알았으니 해결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위 그림의 오른쪽처럼 실끝을 홈에 끼운 후에 풀리에 실을 끝까지 감아주고 당겼다 놓아본다.   태엽이 감겼다 풀리면서 실이 움직이면 정상으로 된 것이다.

 

drive.google.com/file/d/1vpDZksaRqCTlmzuzzQBGXXkGCRaoj5K5/view?usp=sharing

 

시험1_720p.mp4

 

drive.google.com

위의 동영상처럼 실을 당겼다 놓으니 태엽이 정상적으로 잘 작동하였다.  편심으로 조립되어있는 무게추가 돌아가면서 진동이 발생하였다.  이 진동으로 장난감 고양이가 덜덜 떨면서 이리저리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drive.google.com/file/d/1vpnlFo9_IgU9BHrSoUQjsxzuCMbCicK0/view?usp=sharing

 

시험2_720p.mp4

 

drive.google.com

다 조립한 상태에서도 장난감 고양이가 잘 움직이는지 위 동영상처럼 확인해보았다.

역시나 발생된 진동이 고양이가 잘 움직이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런데 고양이 움직임이 너무 단순하고 짧다. ㅠ

이 정도로 우리 집 냥이가 관심을 가져줄지 약간 실망감이 들었다.

 

어찌 되었건 이제 뜯어놓은 장난감 고양이를 어떻게 수습할까나.

스테이플러로 뜯어진 곳을 일단 찍어보았다.

 

 

고정은 된 것 같은데 모양이 전혀 아니다.  고양이가 깨물다가 스테이플러 심이 입에라도 들어가면 큰일 난다.

조금 귀찮더라도 정식으로 바느질로 끝마무리를 해야겠다.

 

 

 

우리 집 냥이가 왠지 한번 놀고 외면할 것 같다.

2천 원짜리 중국제 장난감을 만지면서 묘한 웃음이 들게 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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